2월 원정산행 가리왕산 산행후기
*산행 일시: 2010년 2월 28일(일) 7시 군자역5번출구
*산행 장소: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1,561m)
*산행 코스: 장목구이- 임도- 정상삼거리- 가리왕산- 정상삼거리- 중봉- 주목군락지-숙암분교
*산행 참석자: 배낭여행님, 산정님, 안빈낙도님, 조혁님, 고향산천님,선달이님, 찔레꽃님, 최종례님,엔사이님, 삣딱님,
한요셉님, 최성룡님, 겁쟁이님, 깡총님, 능소화님, 산사랑님, 들국화님, 향운님, 노란장미(19명)
가리왕산 산행이 있는 날인데 날밤을 새고나니 군자역에 갈 무렵에야
슬슬 잠이 오기 시작하니 정신이 몽롱하기만하다.
7시 전에 2차집결지인 군자역에 도착하니
반가운님들이 먼저 와계셨다.....방가방가!!
첫 원정산행 나서신 엔사이님도 일찍 와주셨고,
3년만에 오셨다는 삣딱님도 와계셨다.
1차집결지인 구로역에서 차가 조금 늦게 출발했다니
애기꽃을 피우며 군자역에서 조금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오늘은 안빈낙도님께서 노란애마를 가져오셔 인천에서 서울 경유하여 정선까지
안전하게 모셔주시고 수고를 해주실거란다.....안전운행 부탁드립니다.....꾸벅~~
버스 안에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향운님표 매실주는 더덕에 고추장 찍어
이른아침부터 모두 한잔씩 드시고 주무실거라는데 주무신분은 한분도 안계셨다.
산사랑님 준비해오신 절편에 겁쟁이님표 파이, 땅콩으로 정월대보름 부럼을 깨고
깡총님표 배 돌리시고 아침부터 먹거리장터가 문전성시를 이룬다.....감사합니다!
이천휴게소에 잠시 들렸는데 때마침 수와진 가수의 불우이웃돕기 자선콘서트가 있어
잠시 기분좋은 감미로운 음악을 들을 수 있었고 작은 정성이나마 동참할 수 있었다....수고하세요.
평창 지나 장구목이골을 가야하는데 다같이 지나치는 줄도 모르고
하산지점인 숙암리까지 가버려 다시 백해서 장구목이골 입구에 도착했다.
찔레꽃님, 최종례님, 조혁님, 고향산천님, 안빈낙도님은 숙암리 하산지점에서
거꾸로 중봉으로 산행을 하시기로 해 다섯분을 남겨두고 장구목이에서 헤어졌다.
멋스러운 장승이 탁 버티고 있는 400고지의 장구목이골에서 단체사진을 담고
배낭여행님의 산행 안내말씀을 듣고 산행은 10시 40분경 시작되었다.
오늘 선두대장은 산정님, 후대장은 배낭여행님께서 맡기로 수고해주셨다.
날씨는 푸근한 봄날이라 정선으로 가는 동안 눈이 안 보여 눈산행이 안될 거 같아 실망했었다.
산을 오르기 시작하니 장구목이골 계곡에는 물 흐르는 소리가 싱그럽게 들려와
발걸음을 가볍게 재촉하는데 하얀 잔설이 우리를 반겨준다.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길에 전날 수면부족에다 초반부터 헤매기 시작을 한다.
다리상태는 호전되기 전이라 힘들었고 오는동안 멀미로 속은 계속 나를 괴롭힌다.
힘들지만 꾹 참고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며 눈길을 걸어간다.
제법 잔설이 많고 미끄러워 아이젠도 착용하고 땀이 나서 상의를 벗고 장갑도 벗어던진다.
수정고드름도 보며 담으며 계곡물 흐르는 소리에 발을 맞춰 가보려하는데
정상까지 계속 이어진 가파른 오르막길에 서서히 발걸음이 무거워 옴이 느껴진다.
능소화님도 전날 수면 부족상태에 많이 힘들어하시고 배낭 무겁다고
단감을 일부러 풀어 놓으셔서 맛있게 잘 먹었답니다.....능소화님!....감사합니다!
오늘 산행은 4.2km 거리를 1560고지까지 올라가야하니 버거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나에겐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도사리고 있으니 미칠 지경이다.
일단 임도까지 올라가는데 3km 오르막길을 앞만 보고 올라가다
너무 힘들면 눈밭에 주저앉기도하고 무릎을 꿇고 냉찜질하며 힘겹게 올라간다.
출발 3km지점인 장구목이임도에 겨우 도착해서 나는 그대로 하늘을 보고 드러눕고야 만다.
잠시 휴식을 취하니 향운님이 일어나 정신을 차리라 하신다.
임도에서 사진을 담고 이어지는 오르막길에 위풍당당한 노거수 멋스러움을 더해주는
주목의 모습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가리왕산에는 나이가 수백년된 노거수 주목들은 그 동안 모진 눈보라, 비바람, 산불피해등등
풍상을 겪으면서 가리왕산의 수호자, 상징자로서 붉은 몸매를 초록빛 옷으로 감싸고
위풍당당하게 지켜왔지만 이젠 너무 늙어 언제 세찬바람에 부러지거나 쓰러질 줄 모르는
42그루의 노거수 주목이 서 있단다.
주목은 "붉은나무"라는 뜻으로 나무 속색깔이 붉은 색을 띠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흔히 주목을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의 나무라고 한다. 사람의 시간으로 치면 몇세기 앞을
내다보며 유유자적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라 한단다.
아직도 정상까지 0.6km가 남아있다는데 정말 한발짝 다리가 무거워 잘 안떨어진다.
눈밭에 그대로 주저앉아 먹을 것으로 체력을 보충해보지만 속은 답답해 죽을 지경이다.
내가 이 시간 살아남기위해선 눈밭에 엎드려 가슴을 식히고 지끈거리는 머리를 식힐 수 밖에 없어
그대로 눈밭에 엎드려 냉찜질을 하며 정신을 차리며 갔다.
이런 컨디션으로 끝까지 가야하는데 머릿속에선 망막하기 그지 없지만 낙오는 절대불가다.
내 몸아!!....제발 날 살려다오!!..이제 정상 삼거리 0.6km지점 지나고 10분만 더 가면 정상이다.
벌써 산우방님들은 정상에서 내려와 눈꽃 핀 소나무에서 사진을 담으신다.
정상가는 길에 보니 일부 산우방님들은 먼저 점심자리를 잡으신다.
나는 아직도 십여분 올라가야 정상을 가야하는데 말이다.
모든 걸 참으며 꼴찌로라도 가리왕산 정상에 올랐으니 정말 다행이다.
가리왕산은 1,561m로 평창군과 정선군에 걸쳐있는 정선의 진산으로 산이 높고 웅장하며 능선이 끝없이
펼쳐있고 자작나무와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가리왕산을 벽파령, 성마령, 마전령등 수많은
고개로 이루어져있고 "갈왕산"이라 불리우며 유명한 정선아리랑의 고장이기도 한단다.
정상에는 널따란 평원으로 돌무덤도 쌓아놓고 나무등걸이 폼 잡고있었고
상고대가 멋지게 형성이 되기도하고 나무에 눈꽃이 아름답게 앉기도 했다.
가리왕산 정상의 품에 안기니 이젠 기운을 차릴 수 있을 거 같다.
혼자 한참 안도의 숨을 고르며 뿌뜻한 마음에 미소지으며 사진 담고 내려간다.
오늘이 정월대보름날이기도 해서 새벽에 준비한 오곡밥을 먹으니
한결 살 것만 같고 힘이 솟는다....이제라도 컨디션 회복할 수 있음에 정말 다행이다.
점심을 먹고 다시 후진해서 정상삼거리로해서 중봉을 오르기로 했다.
시간상 하봉을 포기하고 숙암분교로 하산하기로 했다.
하산길은 7.2km로 5시간 예상이니 몸이 회생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런데 점심식사후 능소화님이 다리에 쥐가 나서 주물러드려본다.
하산길에는 돌들이 책을 쌓아놓은 것 처럼 보이기도하고 떡을 쌓아놓은 것 같아
우린 서로 책바위니 시루떡바위니 운운하며 중봉을 향해간다.
멋스런 나무에서 사진을 담고 가는데 능소화님 다리가 자꾸 쥐가 나니 요셉님이 약을 주신다.
그래도 풀리지않아 결국 난셋으로 피를 빼주기도 했더니 그 뒤로 다행히 쥐는 멈췄다.
능소화님 페이스에 맞춰 후미그룹은 슬슬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쭉쭉 시원스레 뻣은 은빛 자작나무가 우리를 반겨주며 인사를 한다.
오묘하고 멋스런 자태의 피나무, 진달래나무도 서로 먼저 우리에게
인사하느라 야단법썩들이다.....그래그래....모두들 반갑구나!....ㅎㅎ
정상에서 2.2km를 내려오니 중봉에 도착했다.
선두그룹은 이미 떠났고 후미 그룹만 남아 단체사진을 담아본다.
아직도 5km를 더 가야하니 어서야 가자.
갈길은 멀지만 그래도 정상을 오를 때보다는 날아갈 것 같기만하다.
찔레꽃님과 최종례님이 거구로 중봉을 향해 오르신다고 연락이 오나 보다.
"더 이상 오르지 말고 하산하라." 하신다.
일단 오장동임도는 나왔는데 배낭여행님 자세히 지도를 다시 보신 후
산길로 다시 들어가 계속 가파른 내리막을 치다가 이젠 아늑한 조릿대 숲길을 지난다.
한참을 내려가니 쭉쭉 뻗은 은빛 고운 자작나무 숲도 지나고
자연휴양림으로 쭉쭉빵빵 더 잘 뻣은 낙엽송 숲길에 철조망길도 나온다.
푸른 소나무숲 한 고개 치고 내려 좌회전하니 임도가 보여 우린 이젠 '고생 끝 행복 시작!!' 이라고
얼마나 좋아했는데?....다시 임도로 가면 40분 더 가야 숙암분교가 나온다고 한다.
향운님 임도로 차를 오게하려고 SOS를 쳐보지만 불발탄으로 돌아가고만다.
우린 허탈한 마음으로 임도는 너무 길다고 산 봉우리 하나를 다시 치고 지름길로 간다고 했다.
이 봉우리도 가파르고 칼바위들로 이루어져 로프를 붙잡고 조심조심 내려간다.
한 구비 돌고돌아 숙암분교로 내려가야 하는데 여기도 장난이 아니다.
완전 돌더미로 쌓인 너덜지대가 나오고 저 멀리 숙암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너덜지대 내려와 너덜지대 배경삼아 사진 한장 담고 간다.
방금 내려온 산은 입산금지구역으로 2.15일~.15일까지(11.1일~12.15일까지)
입산통제가 된 곳인데 우리는 모르고 내려온 것이다.
하마터면 벌금 20만원 맞을 뻔했다.
다들 숙암리에 도착해 동태찌게에 식사를 하시느라 여념이 없으신다.
뒤늦게 내려와 신발과 이젠 씻고나니
동태찌게를 능소화님이 챙겨주시어 맛있게 먹었다.....감사합니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뒷처리를 말끔히 해치우고
서울을 향해 노란애마는 아쉽게 정선을 떠난다.
버스 안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얼마나 웃으며 왔는지 모른다.
고향산천님의 '큰소리 뻥뻥치다가~~' 노래를
얼마나 많이 리바이벌하면서 돌아가며 지명하여
노래를 부르다 한숨 주무시고나니 서울에 도착했다.
가리왕산 산행은 너무 아름다운 자작나무숲과 노거수 주목 군락을 봤고
개인적인 건강상 무리해서 뛴 산행으로 정말 잊지못할 추억산행으로 남을 거 같다.
그래도 이 후기를 쓰는 내내 혼자 정말정말 힘든 산행이었지만
너무 즐겁게 잘 다녀왔다는 생각에 후회도 없고 애틋한 보람을 느낀다.
웅장하고 멋진 가리왕산 안내해주시고 후미대장으로 수고하신 배낭여행님께 우선 감사드리고
장거리 안전운행에 애써주신 안빈낙도님께 감사의 말씀올립니다.
선두대장으로 수고 하신 산정님께도 감사드리구
맛난 동태찌게 준비하여 끓이시느라 수고하신 총무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한가족 되어 함께 무탈한 산행으로 엔돌핀 가득 나누신 님들께도 감사드리고
피로회복제 홍삼음료수 사주신 능소화님께도 감사의 글 올립니다.
다음 산행에 뵐 때까지 모두 건강하시고 회원님들 가정에 행복하시길
정월대보름날 보름달에 소원빌며 산행후기글 이만 가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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