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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글방]

삶의 무게

by 노란장미(아이다) 2023. 6. 28.

정읍에서 새벽 2시 출발해 보성 대한다원에서 일출을 보려고 나섰건만

7시반에 대한다원 문을 열어 들어 갈 수 없음에 브레이크가 걸린다.....에궁!

대한다원을 들어가 구경하고 고흥 쑥섬을 둘러보려고

나로도여객선터미널에 11시경 도착해했는데

고흥 쑥섬 배표가 3시반 마지막 배표까지 모두 매진되어 할 수 없이

고흥에서 다시 순천만국가정원으로 가는데

향운님이 운전하다 졸려하길래 잠시 뻘밭이 보여 쉬러 들어갔는데

그 곳에서 갯뻘에 물 빠지는 시간을 기다리시는 여든이 훌쩍 넘으신

체구가 작으신 할머님 한 분을 만나 뵐 수 있었다.

 

저를 보자마자 양파즙 한 봉지 먹어보라시며 건네주시며 말을 거신다.

할머님 드시라고 극구 사양을 했는데

되려 향운님 줄 것이 없다고 걱정을 하신다.

순간 돌아가신 자상하셨던 외할머님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저는 드릴 것이 과자 밖에 없어 그 것이라도 건내드려 본다.

 

제가 사는 곳을 물으시더니 자식들이 공부를 잘해 순천고를 나와

우리 집 근처에 있는 고려대를 두 분이 다녔다시며

다섯 자제분 모두 서울에서 잘 산다며 자식 자랑을 늘어놓으신다.

자식들이 잘 살며 무엇하랴!

할머님은 이 연세가 되도록 자식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오늘도 힘든 일을 하셔야만 하나?

할머님은 허리가 안펴져서 검은 등지게엔 일부러 조개껍질이 든

무거운 것을 넣어 일부러 짊어져야 서서  걸어갈 수 있으시단다.

 

이젠 쉬실 때도 되셨것만 무거운 등짐을 짊어지고

뻘밭 일터로 떠나가시는 할머님 어깨에 무거운 등짐을 바라다보니

죽는 날 까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무게인 

멍애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오늘도 짊어지고 가는 각자의 멍애를 언제나 던져버릴 수 있을까?

 

제가 할머님 뒷모습만 담아본다고 허락을 맞고

한 컷 누르고 할머니와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