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서 어젯밤 엄마생신 쇠드리려온 큰아들을 다시 춘천 보내느라 아침준비에 여념이 없이
바쁜 와중에 오늘은 일요산행이 있는 날이다.
오늘 내 음력생일과 맞물려 혼자 콧노래 부르며 즐거운 마음으로 도시락준비를 한다.
약식에 은행으로 고명 얹으며 "축"을 쓰고, 다른 통에 "생일"을 쓰려했는데,
향운님 기차시간 늦는다고 어찌나 들볶으시는지 결국 한통은 글자를 쓰지도 못하고
약식 위에 은행을 퍼부어 갔다.
향운님은 오늘따라 다른 날보다 유별나게 완전군대식으로 간다.
이건 아닌데??....우린 군대가 아닌 가정이란 말예여....정신 차리소예!...향운님!~~
내 생일만 아니면 이런 군대식에는 아침부터 한바탕 대포를 쏘고싶지만
즐거운 내 기분 구기지않으려고 꾹 참았다.
" 참는자에 복이 오느니라.....노란장미야!"....부처님 되는 마음으로....ㅎㅎ
향운님은 늦게 일어나셔서 6시에 아침식사하고 아들 가는 것도 못보고 주무신 분이....원...참!~~
청량리역은 버스로 십여분 가면 되는 길이라 시간안배해서 준비하는데....엥!~~
청량리역사 안에 도착해보니 아무도 안 보이신다.
향운님 늦다 난리를 치셔서 실은 화장도 청량리역에서 했는데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
역사 여기저기 사진담으며 시간이 남아 어젯밤 선물받은 등산화도 사진담아본다.
서해바다님께 전화해보니 시조사라고 금방 도착하실거란다.
저 앞쪽에 반달곰님과 노루목님이 계셔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신다.
산사랑님도 사정이 있어 못 오신단다.
좀 서운한 마음이 든다....함께 갔으면 좋으련만 아쉽다.
서해바다님 미리 예매한 차표 2장 물리러 가신다.
우린 7시 57분 남춘천행 무궁화호를 탔다.
한 3년만에 타보는 기차여행에 기분이 들떠있다.
백양리역에 9시 47분에 도착할 예정이고 왕복권을 서해바다님께서
예매를 해주셔서 우린 편하게 타기만하면 됐다....감사합니다!....서해대장님!
향운님은 그래도 수면부족이신지 눈감고 꿈나라로 여행가시니
서해대장님도 허니따라 꿈나라 따라가시었다.....ㅎㅎ
앞에 계신 반달곰님과 노루목님은 안 주무신 게 차창으로 비춰져 심심해서
반달곰님 옆모습도 담아본다.
혼자 향운님 신발과 내 신발을 한짝씩 담기도 하고 차창밖의 풍경을 담기도하고
혼자 심심풀이 디카놀이를 연신하며 갔다.
꿈나라 잘 다녀오셨는지??... 이제야 기차안에서 노란장미 사진도 담아주신다.
오늘 산행할 검봉산,봉화산 산행지도를 펼쳐놓고 서해대장님과 공부도하시고...
실은 나만 바빠 아침도 못 먹고와서 좀 배고픈 거 같아 기차에서
혼자 약식 꺼내두고 먹기도했지요.
그러다보니 백양리역에 9시47분 정시에 도착했는데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은
달랑 산우방 회원님 우리 5명이다.
백양리역은 넘 조용하고 평화스럽게 보이는 한적한 시골역이다.
내리긴했는데 도대체 어디가 들머리인지 알 수가 없어 우왕좌왕하다
그 동네 아주머니, 아저씨한테 여쭤 알려주시기에 철길건너 산밑으로 일단 갔다.
가는 길에 동네 잘 생긴 견공들이 어찌나 날뛰며 우릴 반기는지?....컹컹!!....ㅎㅎ
혼자 멋진 여러 견공들 사진 담으며 뒤쳐져 한참 달려가니
서해대장님이 " 노란장미 데리고 갈테니 걱정말고 뛰지말라." 고 하신다.
산밑에서 일단 치고 올라가는데 길도 없고 눈길에 낙엽길에 미끄럽기만하다.
정말 무작정 위쪽만 바라보고 엉금엉금 비지땀을 흘리며 힘겹게 올라가니
한 시간만에 능선이 나와서 일차 휴식을 취했다.
반달곰님이 준비하신 맛있는 가래떡구이를 먹으며 에너지 충전을 했다.
가래떡 먹으며 세분이서 계속 산행지도 공부는 열심히 했다.
산에는 아직 하얀 잔설이 남아있지만 기온은 푸근하여 이젠 정말 봄인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손도 시리지않고 온몸이 땀이 뒤범벅될 정도로 많이 흘리며 올라왔다.
서해대장님이 이제부턴 산행이 좀 편하고 널널하다신다.
우린 이리하여 414고지에 도착해보니 이젠 산행하는 사람도 보이고 산길이 보인다.
초반에 어찌나 힘들었는지 이젠 능선을 타고가니 살 것 같다.
옆구리를 치고 오르니 빨리 올라와 에상시간보다 시간이 좀 널널할 거란다.
이제 서해대장님 슬슬 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뒤쳐지지않으려고 열심히 뛰어본다.
가는 길엔 푸르른 잣나무가 쭉쭉빵빵 시원스럽게 줄을 맞춰 잘 자라고 있다.
이리하여 검봉산(530m) 정상에 올랐다.
새로 정상석이 만들어진 것이 있어 정상석이 앞뒤로 두개가 있다.
반달곰님이 준비하신 막걸리로 정상주를 마셨다.
서해바다님은 쓰다시는데 저는 정말 시원하고 맛이 달짝지근하다....반달곰님!....감사합니다!
검봉산 정상에서 단체사진을 담아달라 부탁해 담아본다.
오늘의 서해대장님을 위시해 반달곰님, 노루목님,향운님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이자 홍일점인 노란장미등 자칭 모두 대단한 주인공들이시다.....ㅎㅎ
늘 점잖으시고 조용하신 노루목님도 정상석에서 사진을 담아드려본다.
오늘은 컨디션이 그래도 좋으신 편이신지 잘 치고 나가신다.
노란장미 꼬리다는 걸 보고 꼬리 다셨단다.....노란장미가 항상 헤매니깐....
노루목님께 제 실력인정 받은셈....ㅎㅎ
실은 저는 노루목님 오시니깐 저도 꼬리 달았는데....ㅎㅎ
결론은 노루목님과 제 실력이 도토리 키재기로 피차일반이라는 결론이다.
그래도 제 생일날 와주시니 반갑습니다!~~
1시경 즐거운 점심시간이다.
오늘도 노란장미 산상의 음력생일날이라 산우방 남성분들의 템포빠른 생일축가와 박수 속에
노란장미의 짠짠!~~ 추임새가 신나게 맞춰불러져 정말 신나게 노래부르고 한바탕 웃었다.
장담하건데 신나는 축가를 부르신 네분들은 십년은 분명 젊어졌을 것이다.
이렇게 축하해주시니 감사합니다....꾸벅!~~
맛있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또 산행에 들어갔다.
검봉산 분지안에 십여가구가 살고있는 문배마을을 향해 갔다.
반달곰님께선 오늘도 후미대장님으로 나셔셨는지??
사진담느라 뒤에서 늦게가는 저를 자구 챙기신다.
가는 길에 나무와 돌이 합해져버린 기이한 나무에서 반달곰님 한컷!~~
늘 푸근함과 인자함에 말씀이 적으신 반달곰님!....생일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헬기장을 지나면서 멀리 강촌리조트의 멋진 풍경을 바라본다.
우린 문배마을 지나 강촌리조트 구경을하고 가다보니 아침에 우린 고생고생했지만
산행들머리 쪽 방향에서 올라오는 정통 길을 이제야 알 수 있음에....
우린 조금 억울한 느낌은 들었으나 그래도 거리단축은 많이 했다고 서로들 자위했다.
봉화산을 가는데 가도가도 거짓부랭이 표말에 아연실색을 할 수 밖에 없다.
처음 표말에서 40분이면 봉화산 간다했는데....그래서 봉화산 가기로 했다.
거의 도착했나하고 표말보고나면
또다시 한시간을 더 가야한다니...원참!
팻말을 정확히 기재 못하면 비슷하게라도 해야지....우린 실망이 크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봉화산의 5km가 어찌나 길던지.....휴!...한숨만이 나온다.
군데군데 멋진 아름들이 멋진 포즈로 늘어진 소나무가 참 많아 아름답다.
조금 가파른 곳에 릿찌코스도 들어있다.
멋진 소나무에서 사진담는데 서해대장님 위험천만...조심해영!~~
노루목님 이젠 기차시간이 2시간 정도 남았다는 말씀에
사진도 그만 담고 어서 가시자며 앞장을 서신다.
아직도 1km가 남았으니 팻말에는 십분 간다 쓰였는데 님은 먼곳에 계신다.
암튼 속아속아 그래도 봉화산 정상에 도착했으니 성공이다.
원래 삼거리에서 쉽게 내려가자했는데 대장님이 40분이면 간다해서
다 따라나섰는데 이건 아니자나요~~
봉화산 정상에 도착은 했는데 서해대장님도 지치셨는지??
정상석 붙잡고 잠시 눈을 감아보신다.
향운님도 노약자 후한 대접한다고 빌빌 새끼를 꼬신다....ㅎㅎ
이제부터 1시간 40분 동안에 강촌역까지 뛰어가야 기차를 탈 수 있다니...
다급해진 노란장미도 스틱 2개 짚고 정신없이 뛰고 달린다.
나 땜에 기차 놓쳤다는 소린 질색이라....
바쁘다 바뻐!...말 달리자!~~
서해대장님은 혼자 날아가셔서 보이질않는다.
오늘도 땀을 많이 흘려 그러신지 다들 갈증에 목말라하신다.
가는 길에 남은 물 한 모금씩 나눠마시며 투덜투덜 불평이 많다.
" 노란장미 생일날 죽이기 "....ㅎㅎ....노란장미 힘드니까 불평하는 소리 왈~~
" 힘없는 노약자 죽이기 "....ㅎㅎ.....서해대장님은 안 늙나 두고봐라...ㅋㅋ....향운님 왈~~
배를 깍아 우리 넷이서만 나눠먹었다.
서해바다님 안보이시니....4등분하니 짝이 따 맞아....ㅎㅎ.....미안해요!~~
대장님 혼자 앞에서 기다리길 한참이니 우리 딴 데로 가신 줄 알았을게다.
늦다고 빨리 뛰어야 한댔는데 넷이 똘똘 뭉쳐 안 내려오니....ㅋㅋ
이리하여 하산은 했는데 강촌역까지 걸어갈 길이 멀기만하다.
결국 하산하니 기차시간은 17분 남았다.
여기서는 버스도 택시도 없어 또 한참을 걸러가야하는데
노루목님 차 타야지 안 된다하시는데 차가 있어야타지요.
10분 남았다 더 뛰라고서해대장님 전화가 온다.
그 사이 반달곰님 케익 준비하러가시고, 서해대장님 맥주에 땅콩 문어안주 사러 가셨다.
케익사시는 동안 뒤쳐져 오는 우리를 보고 안심했는데 우리가 가버리고
안보이니 반달곰님도 당황하시고 바삐 뛰셨단다.
반달곰님, 서해대장님 저를 위해 수고 많으셨어여....감솨!~~
시간이 점점 조금 밖에 없다.
다리는 넘 아파 주저앉고싶은데 자꾸 뛰라하신다.
늦으면 2시간 후에 차가 있다하니.....뛰자!...뛰어!~~
강촌역에 도착은 했건만 이젠 7분 남아서 목 마른데 물도 못사러 가게한다.
다행히 매점이 위층에 있어서 물을 사먹을 수 있었다.
우린 가까스로 기차를 탈 수 있었다.
그러나 서해대장님이 왕복을 끊으셔서 우린 좋은 자리에
앉아올수 있었음에 얼마나 행복했는지??
서해대장님 밖에 없어!
이젠 투덜형에서 아부형으로 바뀜...ㅎㅎ
우린 기차안에서 노란장미 생일케익 점화를 한다고 나잇살이나 먹어가지고
얼마나 웃겼는지 모른다.
케익하믄 빵을 연상하는데 이건 도대체 얼어붙어 양초를 꽂을 길이 없이 부러진다.
서해대장님도 도와주시는데 양초만 부러뜨린다.
하는 수 없어 손에 든 양초에 촛불켜고...ㅎㅎ
불날까 겁난다....어서... 후!...불어서 끈다.
나중에 집에와서 알고보니 그게 빵이 아니고 아이스크림이었음에....원 세상에....ㅎㅎ
세분은 이글을 읽고 이제야 아시겠지만....ㅋㅋ
사오신 반달곰님도 시간 쫓기며 기차떠날 불안한 상태에서 사셨으니...ㅎㅎ
집에서 아들이 케익먹고 남은 거 냉동해야된다니....왜?
대답이.... "아이스크림이라서"...뭬야??....박장대소!~~
이제 생각하니 웬 스푼이 들어있고 아이스박스에 든 것이 수상했는데....
아이스크림이면 기차에서 먹을 수 있었는데 그걸 고이 모시고 집에 왔으니....ㅎㅎ~~
시골이라 냉동케익 판 걸로 착가하고 궁시렁대기만했는데....ㅎㅎ
오늘 재미난 생일산행 해프닝은 멋진 추억되어 먼 훗날 애기하며 늙어갈 것이다.
성북역에 도착하여 순댓국집에서 깔끔하게 이슬이 한잔 씩 뒤풀이 하시고
우린 아쉬움을 남긴 채 뿔뿔이 헤어졌다.
성북역이 홈 그라운드 라시며 뒤풀이 쏴주신 노루목님 감사합니다!~~
새로 개척한 루트.... 산행코스 녹음이 짙을 때 다시 한 번 가보자구여.
서해대장님!... 힘든산행 즐겁게 이끌어주시어 감사합니다!
남성회원님들!... 기차시간 촉박한 시간임에도 케익 사가지고 오셔서
멋진 아름다운 추억 만들어주셔서 영원히 잊지못할 거 같네요.
노란장미의 정말 행복한 음력생일이었답니다.
가슴깊은 곳에 간직했다 가끔씩 혼자 살며시 꺼내볼께요.
다음 산행은 100대 명산 중 하나인 해남 달마산 원정산행에서 다시 뵐 수 있길
기대하며 장문의 산행후기 가름합니다.
긴글 읽으시느라 애쓰셨네요.
쓰는 사람 성의를 봐서 애교로 봐주시어여.
산우방 회원님들 늘 평안하시고 행복하소서!~~
2008년 3월11일
-노란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