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생활 나만의 봄 /노란장미
시골에는 향운님 어릴적 살았던 조그마한 집이 텃밭이랑 붙어있다. 지금은 아무도 사는사람이 없어 관리차원에서 둘이 가끔씩 며칠씩 묵고온다. 그 고향집에 가면 공기좋고 한없이 마음이 편해 둘이 소꼽놀이를 하고 노는 거 같다. 지금은 텃밭엔 하얀 매화꽃이 만발해 있다. 두세달 후면 매실이 커서 매실엑기스와 매실주 담으러 와야지. 마당엔 노란수선화가 옹기종기 무리지어 예쁘고 화사하게 피어있다. 자줏빛 작약줄기가 쏘옥 올라와 오는 봄을 재촉하는 듯하다. 노란 복수초는 주인도 없는데 벌써 꽃이 지고 열매가 생겼다. 텃밭에는 지난 가을 씨뿌렸던 시금치와 마늘씨 한알한알 심었던 마늘이 싱싱하게 잘 자란 걸 보니 추운겨울을 대견스레 잘 났나 보다. "내일 아침엔 내가 심은 시금치를 캐서 식탁에 올려봐야지." 혼자 머릿속으로 파아란 식단을 짜본다. 토담장너머엔 언제나 맑은 물이 졸졸 흐르는 실개천이 흐른다. 가뭄에도 마르지않는 실개천엔 송사리가 떼를 지어 다닌다. 토담장너머 부추밭엔 장모사랑으로 사위한테 먹인다는 정력에 좋다는 올해 처음 올라온 부추가 쑥쑥 자라고 있다. 그 녀석도 뜯어서 밥상에 올려야한다. 머위도 꽃을 터뜨리고 있어 어린 머위잎도 뜯어 상차림에 올려야 한다. 어제 아침에는 혼자 속으로 지난 여름 개울에서 보았던 뱀이 생각나 무서워 혹시 또 만날까 무서워 장화를 신고 실개천으로 돌미나리 캐러 갔다. 실개천 옆에서 싱싱하고 먹음직스럽게 자라난 돌미나리 한소쿠리 캐와서 무치고 텃밭에서 꼬들빼기 캐서 고추장에 넣고 조물조물 무쳐서 봄내음이 물씬 풍기도록 어제 아침 식탁에 올려보았다. 향긋한 돌미나리향이 싱그러워 입맛부터 다시고 얼마나 맛있는지...흐미!! 쑥도 캐서 날콩가루 무쳐 쑥국도 끓여야하고 해볼 것이 너무 많다. 돌나물도 싱싱하게 잘 자라고있어 이것도 먹어야지....ㅎㅎ 민들레도 몸에 좋다하니 뜯어 먹어야하고... 좀 있으면 내가 심어둔 취나물도 올라오면 먹어야하고.... 시골에는 눈만 크게 뜨면 무공해 자연식이 널려있어 나는 무척 좋아한다 나는 날씨가 바람 불고 추워도 동이 트기가 바쁘게 소쿠리 챙겨 냉이 캐러간다. 갈 때마다 빠뜨리지않는 건 핸드폰이 아니라 내가 아끼는 디카다. 나물옆에는 늘 야생화가 피어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화사한 광대나물에 포커스를 맞춰본다. 나는 꽃도 좋아하는 편이라 올해는 원추리, 회양목, 명자화, 라일락과 불두화를 심었다. 며칠있다 또 내려가면 작년에 심어둔 철쭉꽃들을 볼 수 있으리라.... 오후에는 은행나무 밑에 떨어져 널려있는 은행 그저 주워 깨끗이 씻어 은행알 잘 말렸다 까서 밥에 넣어먹는 맛도 좋다. 나는 이런저런 재미로 시골만 내려가면 서울오는 게 늘 서운하다. 나이가 들어감인지 시골생활이 몸은 힘들지만 체질에 맞는 거 같다. 시골생활에서의 수선화 피는 나의 봄도 얼마 안 있으면 노란장미가 만발하는 날이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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