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자 마지막인 벌초
* 매년 추석 무렵엔 향운님과 둘이서 도맡아 하던 벌초를 독일에서 오신 형님 내외분과 함께 부모님 산소에 가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벌초를 하였다. 10여년 전부터 이장하려고 계획을 세웠지만 뭔가가 가로막혀 미루고 못해니 정말 머리 무거웠었다. 2014년 음력9월 윤달이 들어서 11월13일 부모님 산소를 서울에서 가까운 대성리 북한강공원으로 모셨기 때문에 벌초하고 싶어도 더 이상은 두번 다시 할 수 없는 기회를 맞이한 뜻깊은 형제간의 우애어린 벌초였다. 매년 향운님은 예초기 돌리고 나는 뒤에서 늘 갈퀴질 담당이었는데....ㅠㅠ 시집오기 전에 갈퀴질 한 번 해본 적 없었지만 벌초할 때마다 갈퀴질도 참 잘한다는 향운님의 칭찬도 들었는데....ㅎㅎ 이젠 더 이상 해볼 기회가 없으니 그 동안 몸고생 맘고생도 많았지만 무척 아쉬운 회한도 남는다. 벌초를 마치고 멀리 앞산을 굽어다보면 파란하늘 아래 섬진강수력발전소가 시야에 그대로 들어온다. 그 곳이 그분들이 사셨던 정든 곳이었고, 시아버님께서 생전에 근무하셨던 곳이기도 하고, 형님과 향운님이 어릴 적 오손도손 즐겁고 행복하게 살았던 마음의 고향이다. 초등학교 다닐적 식목일에 두 형제가 심었다는 감나무도 세월이 흘러 함께 늙어버린 감나무지만 아직도 곱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풍성하게 달려 두 형제는 추억을 몽땅 따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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