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미역국 사발에 비친 어머님/노란장미
쉰 일곱번 째 생일날 아침 다가설 수 없는 꿈속의 야릇한 사랑 기나긴 하이얀 터널 속의 흐릿한 추억 다 닳아해진 앨범 사이로 그리운 어머님의 향긋한 젖내음이 오늘따라 울컥 묻어나온다. 싱싱하고 탱글탱글한 굴 넣고 보글보글 끓인 뽀얀 젖빛 미역국 미역국 사발에 어렴풋이 비친 보고픈 사랑하는 어머님의 얼굴 배 아파 예쁘게 날 낳아주시고 아버님과 어머님 사랑으로 애지중지 곱게 키워주고 가르쳐주심에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 올리지만 무심한 꿈 속의 사랑인지라 그리움만 메아리되어 돌아온다.
하늘나라에서 어머님이 보내주신 생일 축하 메세지인지 생일날 아침 흰눈이 펄펄 내리니 허공속에 휘날리는 흰눈 사이로 어머님 얼굴 그려져 두눈에 삼삼 더 뵙고싶고 그리울 뿐이다. '어머니!' 라고 소리쳐 불렀을 때 꿈 속에서라도 단 한번 만이라도 어머님의 목소리가 듣고싶을 뿐이고 영원히 사랑하는 마음 뿐이다. 어머님 생전에 내 생일날 손수 맛있게 끓여주셨던 미역국은 사랑양념 듬뿍 치신 진국이라는 걸 경인년 생일날 아침에 다시금 소중하게 간직하며 생일날 미역국 한사발 가득 담아 그리운 부모님께 고이 올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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