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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자료실방]

[스크랩] DSLR 마니아층 ‘확산 포착’

by 노란장미(아이다) 2007. 1. 15.

[사회]DSLR 마니아층 ‘확산 포착’



취미로 즐기는 사람 늘어 신종 비즈니스 성업… 그들에게 ‘찍혀’ 스타로 부상하기도

지난 토요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평화의공원. 2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남성 20여 명이 한 여성을 중심으로 우르르 몰려다닌다. 그들이 둘러싸고 있는 여성은 한눈에 봐도 늘씬하다. 수차례 옷까지 갈아입고 포즈를 취하는 여성의 표정 하나라도 놓칠세라 그들은 쉴새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은 ‘사진기자나 작가들인가?’ 하고 의문을 품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젓는다. 무엇보다 유명 연예인도 아닌 여성을 둘러싸고 이렇게 많은 전문가가 몰려다닐 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이 지닌 카메라는 흔히 ‘똑딱이’라고 폄하해 부르는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수준이 아니다. 한결같이 중장비 수준이다. 500만~800만 원대 파노라마 카메라인 린호프를 든 사람도 있다. 이들은 SLR디지털카메라 인터넷 사이트인 SLR클럽(www.slrclub.com) 회원이다. 이날은 출사(사진을 촬영하러 나감) 전문 동호회 모델포토(www.model-photo.co.kr)가 마련한 사진촬영회에 참가한 것이다. 의사, 회사원 등 저마다 다른 직업에 종사하며 취미로 사진을 찍는 이들이다. 이날 참가한 직장인 곽홍석씨(33)는 “작년 초 SLR을 취미생활로 시작했다”며 “사진촬영하는 것과 사람 만나는 재미로 주말마다 출사가 있으면 나온다”고 말했다. 곽씨는 이날 300여 장을 찍었다.



SLR(Single Lens Reflex)은 일반 디지털 카메라를 뛰어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 개(Single)의 렌즈를 통해 눈으로 본 그대로 화상을 얻을 수 있다. 수년 전만 해도 워낙 고가인 데다 필름값이 많이 들어 신문기자나 스튜디오 작가의 전유물이었다.

DSLR 대중화로 저가제품 등장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인터넷 문화의 발달은 일반인의 사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식당, 공원 등 언제 어디서나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들고 사진 촬영을 하는 일반인의 모습은 이제 일상적이다. 이들은 자신의 작품을 미니홈피, 블로그 등에 올리며 공유한다. 당연히 더 나은 사진을 찍고 싶은 욕망도 증가한다.

때마침 SLR디지털카메라가 출시되고 2004년 디지털 카메라 마니아층을 겨냥한 200만 원대 제품까지 등장하면서 일반인의 디지털 SLR 활용이 급증했다. 요즘은 100만 원대 제품도 많다.

물론 2000년 회원 수 16만 명을 자랑하는 SLR클럽을 시작으로 SLR디지털카메라 인터넷 커뮤니티가 크게 늘은 것도 DSLR 마니아 확산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들 커뮤니티는 제작사별 포럼뿐 아니라 카메라 사용기, 강좌, 회원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올려놓은 갤러리 등 SLR디지털 사진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코리아헤럴드 기자인 양승진씨(34)의 경우도 처음에는 콤펙트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자신의 미니홈피와 블로그에 올려놓는 수준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인터넷 사진 커뮤니티에서 그의 눈을 사로잡은 사진을 발견했다. 그는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촬영한 사진임에도 마치 예술작품처럼 화질과 구도가 좋았다”며 “그 사진이 SLR로 촬영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SLR디지털카메라를 사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기자가 아님에도 요즘 그는 자신의 기사에 필요한 사진은 직접 촬영해 사용한다.

더 좋은 기종 탐내는 ‘장비병’

일단 DSLR에 빠지면 끝없이 더 나은 기종을 찾아 헤매는 ‘장비병’에 걸리기 쉽다. 대웅제약 품질경영파트에서 일하는 최창진씨(31)는 “전에는 상여금 나오는 달엔 꼬박 저축을 했는데 DSLR 촬영에 재미를 붙인 이후론 상여금 나온 달에 맞춰 새로운 장비를 한꺼번에 구매한다”며 “똑같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나보다 좋은 렌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보면 나도 구매하고 싶은 욕망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런 현상을 ‘뽐뿌질(마치 펌프질하는 듯한 소비 충동)’이라고 표현한다. ‘지름신이 강림하셨다’고도 한다. ‘지름신’은 충동구매를 하게 만드는 신이라는 뜻이다. 양승진씨는 “2004년 가장 저렴한 바디와 표준렌즈를 구매했는데 이게 중독의 시작이었다”며 “6개월 후부터는 카메라는 물론 렌즈, 삼각대, 가방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장비를 찾아 시간이 허락하는 틈틈이 남대문 수입상가를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한때 그는 렌즈만 해도 광각, 표준, 망원렌즈를 다 가지고 다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종을 업그레이드할 때 동호회 사이트의 온라인 장터를 이용하면 큰 돈을 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최창진씨는 “많은 DSLR 마니아는 가지고 있던 장비를 판 돈에 웃돈을 얹어 더 나은 제품을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아예 동호회 사이트의 온라인 장터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장터 매복 모드’에 들어가는 이들도 적잖다. 자기가 찾는 기종이 나오기를 수시로 체크하는 인원만 하루 수천 명에 달한다. ‘장비병’ 탓에 부부갈등을 겪는 이들도 적잖다. DSLR 사진 2년차 김종민씨(38)는 “아내에게는 200만 원짜리 카메라를 20만 원이라고 속이거나 렌즈를 사놓고는 친구한테 빌렸다고 거짓말한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DSLR 마니아가 워낙 많다보니 신종 비즈니스도 성업 중이다. 장소와 모델을 섭외해 마니아의 촬영을 지원하는 출사 사이트도 그중 하나. 지난해 4월 개설된 모델출사 사이트로 회원 수 1만4000명을 보유하고 있는 ‘모델포토’를 비롯해 10여 개 사이트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운영자 대부분도 취미로 디지털 SLR카메라를 즐기다가 필요에 의해 출사 사이트를 만들었다. 아마추어로 활동하다가 프로로 전향한 경우다. ‘모델포토’ 운영자인 디펙커뮤니케이션 대표 임재현씨도 마찬가지.

임씨는 “야외촬영의 경우 회원당 2만5000~3만5000원, 스튜디오 촬영의 경우 3만~4만 원의 회비를 받고 사진촬영회를 마련한다”며 “모델은 주로 레이싱걸이나 도우미인데 급에 따라 하루 4시간 기준 10만~25만원을 지급한다”고 말했다.

레이싱모델 스타 탄생 창구



누드 촬영을 전문으로 알선하는 곳도 10여 곳에 이른다. 1500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민누드닷컴(www.minnude.com)’ 운영자 임모씨는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경기도 일원의 펜션을 빌려 출사를 한다”며 “보통 10명 정도의 회원을 두 조로 나누어 진행하며 개인당 참가비는 15만 원 정도”라고 말했다. 누드모델의 경우는 일반 모델보다 높은 보수를 받는다. 임씨는 “보통 시간당 10만 원, 종일촬영일 경우엔 50만~70만 원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찍는 사람 대다수는 남성이고, 찍히는 모델 거의 모두는 여성이라는 점이다. 3년 전부터 DSLR 마니아가 된 김민훈씨(34)는 “아름다운 여성을 향한 남성의 욕망을 사진을 매개로 표출하는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DSLR 마니아의 이같은 활발한 활동은 스타를 배출하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임재현씨는 “레이싱모델로 활동하던 오유나, 이선영, 홍연실 등이 DSLR 마니아가 촬영해 온라인에 사진을 올리면서 스타로 부상한 경우”라고 말했다. 실제로 카레이싱 현장이나 사진 소재로 좋은 행사장에 기자 보다 더 많이 북적이는 이들은 DSLR 마니아들이다. 카레이싱모델이면서 출사모델로 DSLR 마니아 사이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지윤미씨(23)는 “한 번 출사하면 나를 촬영한 수많은 사진이 한꺼번에 온라인에 올라오니까 포즈에 대한 모니터를 수시로 해 모델로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지씨는 주말의 야외 출사와 주중 저녁시간의 스튜디오 출사를 짬짬이 하는 것만으로도 일반 직장인 월급 수준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개념 없는 마니아가 없는 것도 아니다. 임재현씨는 “사진이 목적이 아니라 몸매 좋고 얼굴 예쁜 모델을 만나기 위한 방편으로 사진을 활용하는 사람도 있다”며 “이들은 그저 늘씬하고 잘생긴 모델을 좇아 이쪽저쪽 출사를 해 모델 몸값만 올려놓는다”고 푸념했다.

역시 DSLR 마니아인 김주원씨는 SLR클럽에 사용기를 게재한 게 인연이 돼 ‘김주원의 사진가를 위한 포토샵’을 출간,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DSLR 초보자를 위한 장비 가이드

DSLR카메라는 사용법을 배우는 데 시간이 많이 들고 일반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값이 비싼 게 사실. 최근 옥션(www.auction.co.kr)은 초보자를 위해 몇 가지 효과적인 구매요령을 소개했다.

첫째, 기종과 제조사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초보자가 입문용으로 선택해 하나하나 배워가기에 좋은 DSLR카메라는 약 100만 원대의 제품이 적합하다. 옥션은 캐논코리아의 ‘EOS-350D’ 후속모델로 지난 9월 출시된 ‘EOS-400D’를 106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또 ‘케녹스 GX-1S’는 86만9000원으로 펜타프리즘을 사용해 더 밝고 파인더 배율이 높아서 넓게 보이는 특징이 있다. 확실한 애프터서비스도 장점이다.

둘째, 어떤 종류의 사진을 찍을 것인가를 고려해 적당한 렌즈를 구매한다. 자연이나 풍경을 주로 찍는 초보자라면 광각렌즈를, 접사 촬영을 원한다면 마크로 렌즈를, 인물촬영을 주로 할 것이라면 밝은 렌즈를, 그리고 스포츠 촬영이 목적이라면 빠른 연사를 지원하는 제품을 선택한다.

그러나 초보자의 경우 선호하는 사진 유형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한꺼번에 모든 장비를 구매하는 것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니콘 D80’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기동시간. 초기 기동시간이 약 0.18초에 불과해 미세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화면에 담을 수 있다. 초당 약 3프레임, 최대 100프레임의 고속 연속촬영도 할 수 있다. 그러나 18~55㎜ 렌즈나 저가형 망원렌즈 정도면 초보자들이 사용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셋째, 메모리카드와 여유분의 배터리, 필터, 리더기 등 액세서리를 준비한다. 고화질 사진을 많이 촬영하려면 용량이 1기가바이트 이상 메모리 카드를 구입한다. 배터리는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에 대비, 여분을 미리 갖춰놓는 게 좋다. 필터는 자외선을 차단하면서 가시광선 투과율을 높여주는 MCUV(Multi Coating Ultra Violet)로 마련하면 더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대용량 메모리 카드를 사용한다면 리더기가 있어야 손쉽게 PC로 사진을 복사할 수 있다.

이외에 삼각대는 저렴하고 가벼운 것보다 쉽게 넘어지지 않는 무겁고 튼튼한 제품을 골라야 카메라와 렌즈를 보호할 수 있다.

출처 : DSLR 마니아층 ‘확산 포착’
글쓴이 : 가을나그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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