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라꼿태풍 오던 날에/노란장미
며칠 전부터 온다던 8호 태풍 모라꼿(Morakot), 하늘 찌르던 기세로 몰려온 위풍당당하고 거센 모라꼿 태풍 널 달갑잖게 생각하는데 널 반기지도 않았는데 한반도에 기어히 북상했구나. 모라꼿, 여기에 머무는 동안 넌 밤손님처럼 조심스레 망 보고 살피다가 들린듯만듯 안 들린 것 처럼 살금살금 안 다녀간 것 처럼 조용히 머물다 가렴.
모라꼿, 너와 만남도 고운 인연되어 여름날 밤새워 속삭이는 좋은 추억으로 남도록 큰 위력으로 피해 주지말고 슬픈눈물 많이 보이지말고 기쁜 마음으로 살짝 돌아서렴. 모라꼿, 여름날 너와 헤어진 뒤 이별의 아픔 되씹지않도록 가벼운 상처 하나 남기지말고 가버린 뒤 흔적 남기지말고 '에메랄드'를 뜻 하는 아름다운 태국이름 만큼이나 고운 마음만 남기고 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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